학원복음화협의회

4년 간의 선교 단체 생활을 마무리하며 _ 장지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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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학복협 작성일16-01-08 13:50 조회1,715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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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내기로 들어와 동아리방에서 어색한 시간을 보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, 어느덧 어언 4년이란 시간이 흘러 졸업을 앞두고 있으니 참 기분이 묘하다. 죠이라는 공동체보다는 마냥 죠이어들이 좋아서, 또 죠이어들이 좋은 것보다는 내 개인 신앙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시작한 죠이는 내게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.

그리고 그 수많은 것을 이 짧은 지면 안에 담아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요 며칠간 참 많이 느낀다. 그래서 '그럼 죠이가 내게 가르쳐 준 것 중 가장 큰 것 하나는 무엇일까?'하고 생각해보았더니 이런 답이 나왔다. 그건 바로 내가 함께하는 존재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.

복음이라는 것, 참 오랜 세월 질리게도 들어왔지만 내가 발 딛고 있는 곳이 죄악으로 가득한 세상이라는 것이, 또 나 자신이 죄악으로 가득해 예수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 잘 와 닿지 않았던 것 같다. 죄, 구속, 대속, 칭의, 구원... 이와 같은 말들이 내 세계에선 추상적으로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. 내 일상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진정 내 것이라고 고백할 수 없었다.

그런데 죠이와 함께하는 시간 가운데 난 그 추상적이기만 했던 복음의 언어가 하나하나 내 현실과 일상의 언어로 치환되는 것을 목격했다.

끊임없이 외롭다고 외치는 것도,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즐기는 것도, 결국 나라는 한 사람을 만족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, 그리고 이게 바로 하나님과의 단절로부터 비롯되는 죄 된 본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. 그리고 복음은 바로 이렇게 계속 나 자신에게만 함몰되어 독처하기 좋아하는 존재로부터 연합하는 존재로 날 탈바꿈 시켜주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.

연합하는 존재로서의 부르심, 어찌 보면 또 추상적일 수 있는 이 말을 삶으로 체험하게끔 해준 것이 죠이 공동체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. 나 자신 말고는 믿을 사람 하나 없다며 고립되어 살라고만 외치는 이 시대 속에서 끊임없이 광장으로 나와 다양성과 충돌하며 살라고, 또 그 다른 삶들과 부대끼며 살라고 가르쳐준 곳이 죠이였다. 이런 캠퍼스 삶 가운데에서도 타성에 젖어 정체되어 갈 땐 다른 캠퍼스와의 활동을 통해 더욱 다양한 사람들과 다채로운 삶의 면면을 보며 영감을 받고 또 기운을 냈다.

혼자 있을 땐 절대 갖출 수 없는 운동성이라는 화두를 가지고, 끊임없이 연합하고 연대하며 주변 사람들을 그 “함께함”이라는 운동에 초대하는 것이 내가 원래 지음 받은 목적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. 그리고 더 믿기지 않는 것은, 이 말도 안 되게 어렵고 힘든 연합이, 이미 이루어졌다는 것이었다.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루기 힘든 모든 관계의 회복과 화해가,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거저 주어졌다는 것이다. 나는 그저 지체를 통해 임하시는 하나님을 보며 그 선물을 확인해나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.

참으로 꿈만 같았던 시간이었다.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 죠이가 참 고맙다. 공동체를 자꾸만 밀어내는 세상 속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며 두려울 법도 하지만 설레고 신나는 마음이 더 큰 것은, 나를 책임져줄 공동체가 내 뒤에 든든하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.

앞으로도 세상 속에서 홀로 침전하기보다는, 세상과 함께 너울거리며 반짝일 죠이를 기대한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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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지혜(아름마을교회)

"백수라는 변방의 위치를 마음껏 탐구하고 있는 중. 변방은 창조공간이라는 말과 건강한 백수는 이 시대 생태계 복원을 위한 창조주의 모략이라는 말을 굳게 믿으며 버팅기는 중이다."

jkayjang@gmail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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